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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대중교통을 ‘빈 손’으로 이용, 히타치레일 스마트폰용 앱 개발

여러 교통 수단을 이용할 때, 티켓을 여러 장 구매하거나 여러 앱을 사용하는 것이 번거롭다고 느낀 적은 없습니까? 이런 수고로움을 해소해줄 앱이 개발되어 이탈리아 제노바에서 실증 실험을 치렀습니다.

히타치레일이 개발한 스마트폰 앱 ‘GoGoGe(고고제)’.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말 그대로 ‘빈 손’으로 지하철과 버스, 렌터카 등의 교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의 생활을 보다 편리하게 해줄 이 앱이 어떻게 개발되었는지 담당자에게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여러 기능이 탑재된 앱

이용 가능한 공유 차량을 앱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용 가능한 공유 차량을 앱으로 확인할 수 있다.

스마트폰용 앱 GoGoGe는 철도와 버스를 운영하는 ‘Azienda Mobilità e Trasporti(이하 AMT)’와 히타치레일이 공동으로 개발했습니다. 제노바 시내의 지하철, 버스, 케이블카, 유료 엘리베이터, 차량공유 서비스 등을 앱 하나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 앱의 특징은 ‘빈 손’이어도 된다는 것. 사용법은 간단합니다. 스마트폰의 블루투스 기능을 켜고 앱을 실행해 ‘이동 시작’ 버튼을 탭. 스마트폰을 주머니나 가방 속에 집어넣고 나면 앱을 조작할 필요는 없습니다.

또한 이 앱은 차량의 혼잡도를 표시하는 기능도 갖추고 있습니다. 지하철이나 버스에 타기 전에 앱에서 혼잡도를 확인할 수 있어서 붐빌 때를 피해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지하철 역사 내에 설치된 비콘(간판에 부착된 흰색 상자)

지하철 역사 내에 설치된 비콘(간판에 부착된 흰색 상자)

요금 지불 방법도 특이합니다. GoGoGe에서는 그날 이용한 요금이 다음 날 한 번에 청구됩니다. 청구 금액은 이동 경로 데이터를 토대로 가장 저렴한 요금이 산출됩니다. 예를 들어 지하철을 여러 번 이용했다면 그 합계 금액과 1일 승차권의 금액을 비교하여 더 저렴한 쪽을 자동으로 선택하는 식입니다.

이 서비스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지하철역이나 버스 정류장, 차량 내부 등에 7천 개가 넘게 설치된 ‘비콘’이라는 이름의 센서입니다. 크기가 가로세로 10센티 정도인 흰색 상자 형태입니다.

블루투스에 반응하는 시스템으로, 이용자가 근처를 지나가면 교통 수단을 이용한 일시와 경로, 차량 등의 이동 데이터가 클라우드에 기록됩니다. 매표기와 개찰구 등이 필요하지 않으므로 도입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서 교통 사업자들이 주목하고 있습니다.

계기는 코로나로 인한 승객 감소

히타치레일의 바바라 페라리 씨

히타치레일의 바바라 페라리 씨

GoGoGe는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1년에 개발이 시작되었습니다. 유럽에서는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피하기 위해 철도나 버스 등의 대중교통 이용자가 급격히 감소했습니다. GoGoGe 프로젝트의 영업을 통괄하는 히타치레일의 바바라 페라리 씨는 당시의 상황을 이렇게 회상했습니다.

“코로나 감염자가 늘어나자 전철과 버스 이용자가 날로 줄어들어서 철도회사의 경영 상태가 악화되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AMT 담당자가 연락했습니다. 이용자가 다시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싶어질 만한 솔루션을 개발했으면 한다는 이야기였죠.”

이에 히타치레일은 코로나 시기에도 이용자가 안심하고 전철이나 버스를 탈 수 있도록 차량의 혼잡도를 가시화하는 기술을 제안했습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이미 떠나간 이용자를 불러오기에는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그리하여 ATM과 논의를 거듭해 이용자의 편의를 증진할 기능을 제안했고 “모든 이동수단을 하나의 앱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이라는 컨셉에 도달했습니다.

개발이 넘어야 할 산

히타치레일의 알레산드로 데 그라치아 씨

히타치레일의 알레산드로 데 그라치아 씨

이렇게 앱 개발이 시작되었지만, 지금에 이르기까지의 여정은 순탄하지 않았습니다. 프로젝트를 이끈 히타치레일의 알레산드로 데 그라치아 씨는 개발 과정에서 겪은 고난을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도시 곳곳에 비콘을 설치하느라 힘들었습니다. 몇 미터 간격으로 설치하면 충분한 감도가 확보될까 고민했죠. 거리가 조용해진 밤에 시내 곳곳의 역과 버스터미널에서 실험을 반복했습니다. 설치할 장소가 모두 정해지기까지 몇 개월이나 걸렸습니다.”

MaaS의 5레벨

MaaS의 5레벨

게다가 이 프로젝트는 히타치와 AMT를 비롯해 제노바시와 공유 차량 회사 등 관계자가 다방면에 걸쳐 있어 앱에 어떤 기능을 넣을지 합의하기도 어려웠습니다.

GoGoGe처럼 ICT(정보통신기술) 등의 기술을 활용한 이동 서비스는 일반적으로 ‘MaaS(Mobility as a Service)’라고 부릅니다. MaaS는 ‘서비스의 연계와 통합의 단계’에 따라 5레벨로 분류하는데 어떤 레벨을 목표로 삼을 것인지 관계자 사이에서 의견이 갈렸습니다.

“발족 당시 GoGoGe는 ‘레벨 2’ 실현을 목표로 했습니다. 그러나 일부 관계자는 ‘레벨 1’을 원했으므로 의견을 모으기가 어려워 합의를 도출하고 계약을 체결하기까지 시간이 꽤 걸렸습니다.”(알레산드로 씨)

이용자는 긍정적으로 반응

활기 넘치는 제노바 시내 풍경

활기 넘치는 제노바 시내 풍경

이런 역경을 딛고 완성된 GoGoGe. 앱 실용화에 앞서 2022년 3월부터 제노바 시내에서 실증 실험이 시작되었습니다. 지금까지 시내에 설치된 각 비콘은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고 이용자의 이동 데이터가 클라우드에 정확하게 기록되고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실제로 앱을 이용한 사람들은 “차량 혼잡도를 미리 알 수 있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다”,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어서 낯선 장소에 들러보고 싶어졌다”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제노바시에서는 이번 실증 실험에서 얻은 결과를 토대로 본격적으로 앱을 도입하기 위한 검토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미래에는 클라우드에 축적된 이용자의 데이터를 배차 시간 개정이나 재해 대비에 활용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또한 GoGoGe 앱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전철과 전기차 사용을 촉진하므로 경영을 통괄하는 바바라 씨는 “탈탄소화에 공헌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앞으로는 고객의 니즈에 따라 여러 기능을 개발할 예정입니다. 예를 들면 이용자가 앱을 사용하면 이산화탄소 감축에 얼마나 공헌했는지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기능을 생각 중입니다. 이용자가 ‘친환경적인 교통 수단’을 스스로 선택하고 싶어지도록 설계하여 지구 환경을 보호하는 데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앞으로 여러 나라와 지역에 도입하고자 검토 중인 GoGoGe. 이동이 더 편리해지리라 기대됩니다.

번영한 항구도시 제네바의 풍경

번영한 항구도시 제네바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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